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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넷플릭스] 페르소나 : 러브세트 / 해석 총정리

by 927_ 2020.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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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 정보  

페르소나는 2019년 개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입니다.
아이유가 주연을 맡았으며, 4편의 전혀 다른 단편 영화가 포함되어있습니다.
4명의 감독이 아이유라는 배우에게 각기 다른 4개의 서사를 준 것이죠.

 

 

  간단 소개  

페르소나는 쉽게 말해 가면을 뜻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타인에게 속내를 드러내기 않기 위해 사용하는 거짓된 표정과 태도, 말투를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이죠.
즉 영화 페르소나는, 아이유가 각기 다른 4가지의 페르소나를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4가지 이야기 모두 이해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어 해석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인터넷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니, 저의 해석도 참고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러브 세트> 줄거리  

러브 세트는 테니스 용어로, 테니스에서 한쪽 편이 단 1점도 따내지 못하고 완패한 세트를 말합니다.
첫 번째 단편 영화인 러브세트에서 아이유는 자두를 먹으며 영화의 시작을 엽니다.
이때 자두를 먹는 아이유의 입술이 과도하게 클로즈업되죠.

아이유는 자신의 영어 선생님이자 아빠의 여자 친구인 배두나와 아버지의 테니스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기합을 내지르기도 하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며 게임을 하는 두 사람.
아이유는 불만에 가득 찬 얼굴로 이를 지켜보다가, 누군가를 불러냅니다.

곧이어 도착한 한 외국인 남성.
아이유는 그에게 저 여자를 꼬시면 너와 사귀어 주겠다고 말합니다.
이후 아이유가 아빠와 테니스를 하는 동안 외국인 남성과 즐겁게 대화하는 배두나.

경기 중간, 아이유는 테니스 코트에 떨어진 공들을 줍는 아빠의 등에 매달립니다.
그리고 저 여자와 결혼하지 말라고 말하죠.
아빠는 그런 아이유에게 다른 남자와 테니스 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지 말라고 말합니다.

두 사람의 스킨십을 지켜보던 배두나는 어느새 다가와 아이유에게 자신과 게임을 하자고 말합니다.
자신이 이기면 아이유는 남자 친구와 결혼을 해야 하고, 아이유가 이기면 자신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이 말을 듣고 버럭 화를 내는 아이유.
쟤는 내 남자 친구가 아니라며 불같이 소리를 지르곤 벤치에 가서 급하게 화장을 고칩니다.

 

게임을 시작하는 배두나와 아이유.
코트를 오가는 공과, 테니스 코트를 가득 채우는 두 사람의 기합 소리.
처음부터 뒤처지는 경기에 아이유는 테니스채를 집어던지며 거칠게 욕을 합니다.

영화는 대부분의 시간을 이 두 사람의 경기를 보여주는 데에 할애합니다.
아이유는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지만 실력의 격차는 크기만 합니다.
아이유의 얼굴은 땀으로 흥건해지고, 넘어져서 다친 무릎에서는 피가 흘러 흰 양말을 적십니다.

단 한 점도 내지 못한 아이유와 계속해서 점수를 불려 가는 배두나.
두 사람의 경기를 아이유의 아빠와 외국인 남성은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배두나가 승리하기까지 단 1점을 남겨둔 시점, 주저앉은 채 일어나지 못하는 아이유.
그런 아이유에게 배두나가 다가가자 아이유는 결혼하지 않으면 안 되냐고 묻습니다.
이는 아이유 자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배두나에 대한 것이었죠.
절실해 보이는 아이유와 그런 아이유에게 테니스공을 건네주는 배두나.
난 안 해,라고 답하며 공을 받는 아이유의 손을 엄지로 쓸어내립니다.
재개된 경기, 아이유가 서브를 넣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러브 세트> 해석  

이 영화는 동성애를 표현했다고 보는 관점이 많습니다.
영화에서는 아이유가 아빠와 모종의 관계인 것처럼 표현되어있지만, 사실 아이유의 시선이 향하는 건 배두나였다는 것이죠.

이런 관점을 적용하면 많은 것이 이해됩니다.
아이유가 즐거운 두 사람을 질투하는 것 같아 보이는 모습, 배두나에게 틱틱대면서도 배두나와의 경기를 앞두고 급하게 화장을 고치는 모습, 배두나에게 결혼하지 말라고 말할 때 보이는 절실한 표정.
따라서 아이유가 배두나를 좋아하고 있음을 전제로 깔아 두고 해석을 시작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테니스 경기 그 자체입니다.
감독이 테니스 경기로 성행위를 은유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배우들은 테니스를 하며 계속해서 기합 소리를 넣는데, 이는 얼핏 신음소리로 들리기도 합니다.
이는 감독이 의도한 것임을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아빠가 아이유에게 다른 남자와는 그런 소리를 내지 말라고 하는 것을 보면, 기합소리가 연상시키는 바가 있다는 것이죠.
또한 배두나와 경기를 하다 무릎을 다친 아이유의 발목은 흐른 피로 물들여져 있는데, 영화 중간에 이 모습을 잡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역시 테니스 경기로 성행위를 묘사했다는 해석에 힘을 실어줍니다.

극 중 테니스를 하는 사람은 아빠, 배두나, 아이유 3명입니다.
아빠와 배두나는 테니스를 오랫동안 해왔고 그만큼 실력도 준수합니다.
반면 아이유는 테니스를 전혀 하지 못하는, 서툰 모습을 보여주죠.
이는 아이유와 배두나의 능숙함, 익숙함의 차이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두나에게 공을 받은 이후 아이유가 공을 칠 때 타격감이 달라지는데, 이는 아이유가 배두나에 의해 성장했다고 해석할 수 있겠죠.

 

 

자두 역시 계속해서 비치는 소품입니다.
자두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저는 자두를 욕망으로 보았는데요.
여러 사람들이 자두를 먹지만 클로즈업이 되는 건 아이유뿐입니다.
이 클로즈업된 장면을 보면서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복숭아 씬이 떠오르더군요.
아이유가 자두를 먹는 것 역시, 배두나를 향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배두나도 아이유에게 호감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배두나의 대사 중 아이유에게 ‘네 아빠랑 끝내’라고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아이유가 경기 중반 결혼하지 않으면 안 되겠냐고 물을 때, 처음에는 아이유의 결혼을 말하는 것인 줄 알고 ‘하기로 했잖아’라고 답하죠.
그러나 아이유가 자신이 말한 결혼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배두나에 대한 것이었음을 정정한 후에는
미소를 지으며 ‘난 안 해’라고 답합니다.

즉 저는 배두나가 아이유의 마음이 자신을 향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경기 중간에 나눈 대화를 통해 아이유의 마음을 알게 된 이죠.
다만 배두나가 아이유의 마음을 알고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해서 배두나 역시 동성애자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배두나가 동성애자 일지 아닐지는 미지수라는 것이죠.

이 영화가 말하는 바는 동성애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일방향의 동성애입니다.
그것도 아주 뜨겁고, 설익은 종류의 이죠.
학창 시절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아이들이 한 두 명씩 꼭 있었던 것처럼, 배두나를 동경하고 사랑하는 아이유의 열병 같은 사랑을 표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상평  

페르소나는 호불호가 굉장히 뚜렷하게 갈리는 영화입니다.
덧붙이자면 선호하시는 분들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죠.
그 이유는 여러 가지를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건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둘째, 선정적이다.

러브세트는 페르소나를 구성하는 4가지 단편 영화 중 가장 첫 번째 작품인데, 이 영화 때문에 페르소나는 선정적이라는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페르소나를 쉽게 찾아보지 못하는 것은 러브세트의 책임도 크겠죠.

저 역시 러브 세트를 마냥 좋게 평가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여성의 성 상품화 관련해서, 이 영화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데요.
두 여성이 경기를 하는 동안 공을 줍거나 지켜보기만 하는 남성들을 보면서 여성이 주체가 되는 영화라고 평하기도 합니다.
짧은 치마와 딱 달라붙는 니트, 등이 훤히 드러난 옷 등을 입은 두 여성 배우를 통해 여성의 성 상품화를 비꼬았다고 하기도 하죠.
그러나 저는 이 영화가 여성의 성 상품화를 비꼬았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성 상품화를 적극 활용한 작품이라면 모를까요.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 불쾌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 영화는 여성 배우들의 하얀 다리, 땀에 젖은 얼굴, 경기 도중 힘들어하는 모습, 거친 숨소리 등등의 성적인 묘사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애당초 스토리가 성 상품화를 비판하는 것과 관련된 것도 아니고, 서투른 여성이 겪는 동경과도 같은 사랑이 주제인 영화입니다.
이처럼 많은 성적 표현들을 활용한 걸 어떻게 봐야 성 상품화를 비꼰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저는 그저 여타의 많은 작품들처럼 여성의 성적 매력을 이용해 이목을 끌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감독이 원하던 것은 그저 ‘소녀의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를 담아내기 위해 텐션을 유지하려 했고, 텐션을 유지하려고 성적 표현들을 사용한 이라고 생각한 건데요.
짧은 분량의 단편 영화에서 기승전결 없이 성적 표현만으로 가득 차 있다 보니 관객들에게는 당연히 영화의 주제보다 표면적인 것이 먼저 눈에 들어오겠죠.
그렇기에 이 단편 영화 러브세트가 많은 대중들로부터 혹평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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