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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넷플릭스] 페르소나 : 썩지않게 아주 오래 / 해석, 줄거리

by 리뷰러_ 2020.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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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소나 다른 작품  

페르소나 : 러브세트 / 해석 총정리

 

 

  <썩지 않게 아주 오래> 줄거리  

(정우의 내면을 나타내는 하얀 방 장면과 일상의 장면이 번갈아 나옵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요가를 하고 있는 은(아이유).
썩지않게 아주 오래 collector라는 타이틀이 뜨고 영화가 시작됩니다.

연락 없이 사라졌던 은과 카페에서 만난 정우.
서로 그간의 정황을 묻는데, 은은 가지러 갈 것이 있어 외국인 친구 두 명과 섬에 갔다 왔다고 답합니다.
그 친구들이 남자라는 말에 흔들리는 정우의 눈, 그리고 이때부터 하얀 방 속의 정우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은은 자신이 갔던 곳이 푸켓의 피피섬이라고 말하고, 정우는 디카프리오가 찍은 영화에 나왔던 그곳이냐고 묻죠.
맞다고 대답한 은은 정우에게 여행 선물을 건네주고, 오늘 헤어진 다음에 열어보라고 말합니다.

은은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며 친구들과 서핑하고 노는 것이 짜릿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하얀 방 속 정우의 목이 잘리는 장면이 나오죠.
그리고 하얀 방에서 목이 잘린 정우에게 말을 거는 한 여자.
그는 정우에게 파혼을 당한 여자로, 자신을 버린 채 어리고 예쁜 여자(=은)에게 가니 좋았냐고 묻습니다.

카페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한 은과 정우.
정우는 은에게 둘이 함께했던 추억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때의 너가 참 예뻤다며, 그때 그 순간이 너무 황홀했다고 말하죠.
그리고 은은 정우에게 여성에 대한 생각을 묻는데, 정우는 여성의 아름다움과 강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남성은 여성의 사랑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었죠.
무사히 대답을 마치고 웃는 정우, 하얀 방 속 정우도 잘려 있던 목을 다시 붙이고 웃습니다.

한편 지루한 표정을 일관하던 은은 연락을 받고 화장실에 가겠다며 일어납니다.
몰래 뒤따라갔던 정우는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고 있는 을 목격하죠.
그러나 은은 정우에게 들키고도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왜?’라고 묻습니다.

술집으로 간 정우와 은.
은은 요가의 에 대해 이야기하며 더 자유롭고, 더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나오는 바다 속을 유영하는 과, 하얀 방 속에서 요가 자세를 취하려 안간힘을 쓰는 정우.
이내 재미가 없다며 자리를 뜨려는 은을 붙잡은 정우는 제 손에 쥐어지지 않는 은에 대한 분노를 토로합니다.
하지만 은은 ‘언제는 내가 비밀이 많아서 더 매력 있다며’라고 반문하며 자신은 자유로운 존재라고 말하죠.

그런 은에게 절절한 사랑 고백을 하는 정우.
은은 그런 정우에게 진심을 꺼내 보이라며, 진짜로 그렇게 하는 놈은 본 적이 없다며 도발합니다.
정우는 그런 은에게 피에 젖은 심장을 꺼내놓고, 은은 웃으며 그 심장을 유리 병에 담습니다.
그리고 썩지 않게 잘 절여서 오래오래 보관하겠다고 말한 뒤, 정우에게 이름을 묻고 유리병에 적습니다.
유리병을 담기 위해 벌린 은의 가방에는 이미 다른 이름들이 적힌 유리병들이 있었습니다.

은이 떠나고 혼자 선물을 열어보는 정우.
그 안에는 하얀 방 속 혼자 놓인 자신이 있습니다.

 

 

  <썩지 않게 아주 오래> 해석  

이 영화는 자유롭다 못해 사회적 관념들과 모두 등 돌린 매력적인 여성 과 그런 은을 좇다 파멸을 맞이한 평범한 남성 정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은은 사이코패스와 같은 성향이 있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은 여성입니다.
그녀는 매우 자유롭고, 사회 관념에 발이 묶여있지 않습니다.
영화에서는 이를 요가를 통해 표현하는데요.

은은 요가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리고 요가의 신은 물고기와 대화를 할 수 있으며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죠.
은은 그런 요가의 신처럼 자유롭고 싶다며, 인간은 한계가 너무 많다고 말하고, 영화는 물 속에서 편안히 눈을 감고 있는 은을 보여줍니다.
즉 은은 요가의 신과도 같은 경지에 오른, 인간의 한계 안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정도의 자유로움을 지닌 인물입니다.

반면 정우는 평범한 사회성을 지닌 인간입니다.
그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여성이 있었지만, 은을 만난 정우는 그녀를 저버리고 은에게 왔습니다.
그리고 은에게 연인 사이에 필요한 기본적인 예의와 집중을 원하죠.
그러나 은의 입장에서 연인이라는 관계는 족쇄와 다름이 없습니다.
은은 단 한번도 그런 족쇄를 찬 적이 없으며, 정우와의 관계도 연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이죠.

은과 정우의 관계를 살펴보면, 이 관계를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가 매우 상반됩니다.
은이 다른 남자와 섬에 갔다는 말을 듣고 내면의 정우는 목이 잘려 나갑니다.
그리고 은과의 대화 도중 다시 목이 붙죠.
이는 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는, 전형적인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면 은의 가방 속 유리병들을 보면 알 수 있듯, 은에게 있어 정우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많은 남자들 중 한 입니다.
영화의 부제처럼 은은 남자들의 심장을 모으는 콜렉터이고, 정우는 그저 타깃이었을 뿐이죠.
카페에서 대화하는 장면에서 은은 선물을 건네주며 오늘은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이는 은이 오늘 정우가 자신에게 심장을 내줄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죠.
그만큼 은은 정우를 잘 파악하고 있고, 또 그만큼 이미 많은 남자들을 거쳐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우만 놓고 본다면, 정우 역시 건강한 사고를 가진 인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는 과거에 은과 함께 하며 짜릿했던 순간에 사로잡혀 있고, 당시의 이미지를 자꾸만 현재의 은에게 투영합니다.
또한 여성의 강인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면, 여성을 만인을 끌어안아주는, 포용력이 넓은 신 같은 존재로 오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여성의 아름다운 외형에 대해 말하며, 여성의 가치를 인간적인 관점이 아닌 미적인 관점에서만 찾으려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더불어 자신은 파혼까지 하며 저버렸던 연인 관계에서의 예의를 은에게 당당히 요구하는 것을 보면, 정우 역시 문제가 있는 인물임을 알 수 있죠.

이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다시 한 번 보다가 소름이 돋았던 점이 있는데요.
은은 정우에게 섬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지러 갈 것이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건 아마 은과 함께 섬에 간 두 친구들의 심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영화의 첫 장면, 섬으로도 볼 수 있을 법한 자연 속에서 은은 혼자 여유를 즐기고 있었으니까요.

 

 

  감상평  

다소 잔인합니다.
갑자기 목이 잘리는 장면이 나오길래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심장을 만지면서 두 배우의 손이 피칠갑이 되는 것도 그렇고요.
더불어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눈에 익은 박해수 배우가 정우 역할로 맡은 것도 놀라웠습니다 ㅋㅋ
러브 세트도 그렇고, 페르소나는 실험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해석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디카프리오가 나온 영화 <더 비치> 역시 배경이 푸켓 피피섬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비치>의 주제는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고요.
제가 <더 비치>를 보지 않아 해석에서는 설명하지 않았으나, 정우가 결혼을 약속했던 상대를 버리고 눈 앞의 쾌락, 즉 은을 좇아가서 결국 파멸을 맞이한 것을 영화 더 비치에 대한 언급으로 암시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썩지않게 아주 오래>는 아이유의 노래인 <잼잼>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실제로 이 노래를 토대로 제작했다고 하는데, 의미와 관련된 대사 등에서 잼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더군요.

한 번에 이해하기가 어려운 만큼 하나씩 요소들을 따져보며 해석하면서 보는 걸 즐기는 분들이라면 나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왜 페르소나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영화인지는 이 <썩지않게 아주 오래>를 통해서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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