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다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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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다> 줄거리
조용하고 어두운 밤, 남녀가 함께 산책을 합니다.
여자는 자신의 언니가 죽을 때 어떠했는지에 대해 말해줍니다.
언니는 죽는 순간까지도 살고 싶어서 입을 벌리고 있었다고 말하죠.
그걸 보면서 자신은 죽을 때 입을 벌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우울한 이야기를 하냐고 묻는 남자.
왜냐면 내가 죽었으니까,라고 답하는 여자.
남자는 그제야 여자가 죽었음을 인지하고, 여자는 슬퍼하는 남자를 위로해줍니다.
즉 이것은 여자가 죽고 남자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이었죠.
둘은 함께 밤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둘이 함께 갔던 술집과 그곳에서 먹었던 3900원짜리 와인.
그리고 여자는 자신이 왜 죽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줍니다.
여자는 남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자신을 외롭게 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그런 여자의 말을 외우려고 하죠.
남자는 여자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서도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걸 기억하고 싶어서 여자의 말을 중얼 중얼 따라한 것이죠.
여자는 이후에도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미끄러지듯이 사라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슬프다고 말하는 여자.
여자는 외로워서 죽었지만, 죽고 나서도 알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죠.
그리고 여자의 독백과 함께 두 사람이 함께 먹던 와인잔, 함께 걷던 돌담길을 보여주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꿈도 죽음도
정처가 없네
가는데 없이
잊혀질 거야
우리는 여기에 있는데
아무도 기억하지 못해
다 사라지고 밤뿐이네
안녕
리뷰
<페르소나> 작품들 중 유일하게 해석이 필요하지 않은 작품입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하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만한 정서를 담고 있죠.
페르소나의 4작품들 중 <밤을 걷다>를 1위로 꼽으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단편영화라고 하면 이야기보다는 다른 무언가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짧은 이야기, 혹은 단 한 줄의 주제라도 그것을 얼마나 잘 표현해냈는가를 보게 되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보았을 때 <밤을 걷다>는 4가지 작품 중 단연 탁월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아이유의 독백이 나오는데요.
(위의 줄거리에서 파란 글씨로 써져 있는 대사)
사실 그 독백이 곧 영화의 주제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려던 것은 그 정처 없는 정서 그 자체였던 것이죠.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 처리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어두워졌다가 밝아지기를 반복합니다.
세상이 어두울 때엔 두 남녀의 실루엣만을 보여주기도 하죠.
이 모든 것이 꿈 속에서 밤 산책을 하는 남녀의 정처 없음을 더욱 부각해줍니다.
그 쓸쓸하고 부질없다는 슬픔을 너무 잘 끌어올린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영화 초반에는 몰입을 잘 하지 못했는데요.
여자가 자신의 언니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저는 다소 어색하다고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배우의 연기가 어색했던 것일 수도 있고 대사의 흐름이 어색했던 것일 수도 있겠죠.
개인적으로 <밤을 걷다>를 보기 위해 페르소나를 보기 시작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데요.
그 때문에 초반에 어색함이 느껴지자 저는 매우 의아했습니다.
생각보다 그렇게 좋은 작품은 아닌가 보다, 싶었죠.
그러나 마지막까지 보고 나니 왜 <밤을 걷다>가 좋은 작품으로 거론되는지 알 것 같더군요.
<밤을 걷다>는 대사가 아니라 이미지로 말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반에는 분명히 어색함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보여주는 쓸쓸한 장면들을 보다보니 순식간에 몰입감이 확 커지더군요.
또한 가장 하이라이트로 여자의 마지막 독백이 너무 좋았습니다.
독백이 이루어지는 동안의 장면들에서만큼은 대사, 배우의 연기, 장면 연출의 삼박자가 완벽했다고 느껴졌어요.
독백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이유의 연기는 그 독백에서 느껴지는 부질없고 정처 없는 정서를 극대화시켰고요.
그 마지막 연기만으로도 아이유는 <밤을 걷다>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극찬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저 역시도 페르소나의 네 작품들 중 <밤을 걷다>가 가장 좋았습니다.
그러나 페르소나라는 영화의 큰 주제에 동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는데요.
페르소나라는 프로젝트는 한 명의 배우에게 4명의 감독이 전혀 다른 서사와 캐릭터를 부여해보자는 흥미로운 기획 의도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밤을 걷다>에서 보여준 아이유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 등으로 이미 꽤나 익숙한 이미지였죠.
이 때문에 <밤을 걷다>는 페르소나 프로젝트의 목표와는 가장 다른 지향점을 가진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추천
배우 아이유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으신 분들, 한 명의 배우를 전혀 다르게 해석한 네 작품을 보고 싶으신 분들, 같은 주제이지만 전혀 다른 정서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는 영화, <페르소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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